이글루스 | 로그인  


홍세화씨의 ‘그대는 무식한 대학생’론과 현재의 20대들

누가 20대를 죽였는가

그대는 무식한 대학생, 이라고 홍세화씨가 자주 성토하듯 말하곤 하는데. 나 또한 20대 초반에는 감동하고 공감했던 글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은, 우리는 왜 이렇게 무식할 수밖에 없었을까, 라고 하는 사실.
며칠 전에 동생이 촛불 집회에 나가고 싶어서 친구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돌렸더니, 약속 있어, 학원 가야 해, 귀찮아 혹은 아무 말 없이 씹는 답문들만 왔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때 청계광장을 메운 10대들을 보면서 20대들은 도대체 뭐하는 거야, 한심한 것들, 이라고 말했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20대이기는 하지만, IMF때 중학생, 고등학생 시기를 거쳤고 현재 20대인 우리 세대들을 보면 한심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나는 운동권에서 활동한 적은 없고, 내 정체성을 여성주의자로 환원시킨 적도 없지만,
“대추리 농민들 20억원씩 보상받았다는데, 이기적인 거 아냐?”
“(소위 명문대 학생인 친구가 자랑스러운 듯이) 나 책 읽는 거 되게 싫어하잖아.”
“페미니스트? 그거 못 생긴 애들이 자격지심에서 하는 거 아냐?”
정말 친구들의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니, 나도 20대에 속하면서도 20대는 무식하고 한심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며 지냈고 지금은 20대 후반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입시경쟁, 취업경쟁, 386들이 말하는 ‘낭만적이고 꿈이 넘치는’ 대학생 시절조차도 학부제로 새내기때부터 치열한 경쟁으로 지내온 그런 세대들이다. 20대들이 20살이 되어서부터(어쩌면 그 이전부터) 맞닥뜨린 삶은 팍팍했고, 우석훈 씨의 말처럼 이것은 역사에 배신을 한 386세대들의 책임일지도 모른다.
안타깝다. 죄수의 딜레마에 속지 말자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뭐 되지도 않는 잡설을 상념이 떠오르는 대로 대충 끄적여 봤는데, 내가 요즘 광우병 쇠고기 파동과 10대의 대두, 그리고 떠들석한 ‘세대론’을 스치며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확실히 현재의 20대는 무식하다.
하지만 그들은 무식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by 굶주린이리 | 2008/05/10 22:47 | 상념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machina6.egloos.com/tb/373801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